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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훈

2005.11.02 (07:48:37)

 

희망은 없거나, 있다면 오직 죽음 속에 있을 것만 같았다(해제미정리)

세상은
칼로써 막아낼 수 없고
칼로써 헤쳐나갈 수 없는 곳이었다.
칼이 닿지 않고 화살이 미치지 못하는 저쪽에서,
세상은 뒤채이며 무너져갔고,
죽어서 돌아서는 자들 앞에서 칼은 속수무책이었다.
목숨을 벨 수는 있지만
죽음을 벨 수는 없었다.

-김훈, <칼의 노래>, 생각의 나무, 2001, 105쪽-


* * * *


임진년(1592) 조선땅을 유린했던 히데요시는 천하인(天下人)을 자처했고, 그의 오사카 성에는 늘 ‘천하포무’(天下布武)의 깃발이 걸려 있었습니다. 노부나가로부터 이어받은 ‘무력으로 천하를 통일한다’는 ‘천하포무’의 기치로, 조선에 출병한 뜻은 천하를 가지런히 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히데요시의 칼은 모든 권세와 이윤을 아울러 천하를 도모하는 칼이었습니다(285쪽). 원숭이가 조선국왕에게 한 말입니다.

“나는 싸우면 지는 일이 없고 치면 빼앗지 못하는 일이 없다. 나는 명나라로 쳐들어가서 명나라 4백여 주를 우리나라의 풍속으로 바꾸고, 억만 년쯤 일본 제국의 정치를 시행하려 한다. 먼 나라나 작은 섬이나, 뒤늦게 따라오는 자들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339쪽).

원숭이의 졸개들은 불법의 신통력이 전투를 인도해 주기를 기원했습니다. ‘나무묘법연화경’(南無妙法蓮華經)의 깃발이 적선(敵船)마다 높이 걸려 바다를 가득 메우고 밀려들었습니다(27쪽).

“•••••오는 세상에 너희는 마땅히 성불하리라. 그때 너희 국토에 청정하고 착한 보살이 가득하여 너희 선남자 선여인들은 여래의 옷을 입고 여래의 자리에 앉으리라. 아난아, 너는 마땅히 알라. 여래가 중생을 버리지 않느니•••••”(28쪽).

착한 보살이 칼로 다스리는 세상은 본래 무너져 있던 세상입니다(111쪽). 제 1진으로 부산에 들어온 고니시 부대의 대장 깃발은 붉은 비단 장막에 흰 색으로 열십자 무늬를 수놓았는데, 그 열십자는 고니시가 신봉하는 야소교의 문양이라는 사실이 그다지 새롭지는 않을 겁니다.

“임진년에 부산에서 평양까지 북상할 때 고니시는 가마 앞에 열십자 무늬의 깃발을 앞세웠다. 나는 그 열십자 무늬의 뜻을 안위의 보고를 통해서 알았다. 인간의 죄를 누군가가 대신 짊어진다는 것이 그 야소교의 교리라고, 안위는 포로의 말을 전했다.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었다”(216쪽).

* * * *

무술년(1598) 천하의 칼(285쪽)을 무참히 휘둘러댔던 원숭이는 죽기 전에 조선 철병을 명하였고(284쪽), 흉물스런 원숭이조차 죽기 전에 한 줄 시를 남길 줄 압니다.

“몸이여, 이슬로 와서 이슬로 가니/ 오사카의 영화여, 꿈속의 꿈이로다”(286쪽).

이순신 장군은 자기의 무인된 운명을 깊이 시름하였습니다. 한 자루의 칼과 더불어 포위되어 있었고 세상의 덫에 걸려 있었지만, 이 세상의 칼로 이 세상의 보이지 않는 덫을 칠 수는 없었던 것입니다(115쪽). 장군의 갈에 새겨진 검명(劒名)입니다.

“한 번 휘둘러 쓸어버리니, 피가 강산을 물들이도다”(一揮掃蕩 血染山河, 169쪽).

방책, 그때 그는 차라리 의금부 형틀에서 죽었기를 바랐습니다. 방책 없는 세상에서, 목숨이 살아남아 또다시 방책을 찾는다?(32쪽) 그는 다만 임금의 칼에 죽기는 싫었습니다(65쪽). 11월 19일 노량전에서 전사. 칼은 아직 울고 있는데….

“목이야 어디로 갔건 간에 죽은 자는 죽어서 그 자신의 전쟁을 끝낸 것처럼 보였다. 이 끝없는 전쟁은 결국은 무의미한 장난이며, 이 세계도 마침내 무의미한 곳인가”(21쪽).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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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제 정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다음 기회(?)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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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