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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앙리 바르뷔스

2007.08.01 (09:25:03)

 

이게 바로 내가 목격한 것이다


나는 모든 사람들에 대하여
내가 엿봤던
그 방에서 읽은 진리,
다음과 같은 그 진리를 상기해 본다.
‘나는 혼자다.
그리고 내가 소유하지 않은 것,
소유하지 못할 것을
나는 갈망하였다.’
사람이 살고 죽는 것은
바로 이 욕구 때문인 것이다.



-앙리 바르뷔스, 오현우 역, <지옥>, 문예출판사, 1972, 332쪽-



* * * *


사람은 자기가 알지 못하는 것은 결코 기대하지 않습니다(259쪽). 사람은 알고 싶어서 다른 사람의 삶을 몰래 들여다보는 걸 계속하는 것입니다(102쪽). 그리고 우리들 모든 인간은 욕망 때문에 똑 같은 고통을 느낍니다(360쪽).


“신비스런 불도 있는 게 아니다. 나는 이 진리를 훔쳐냈다. 나는 이 모든 진리를 훔쳤다. 나는 성스러운 일도, 비극적인 일도 순수한 일도 보았고 그리고 나는 옳았다. 수치스런 일도 보았지만, 나는 옳았다. 거짓과, 종교를 모독하는 언사가 사용하는 그 표현을 사용하면서도 진리를 더럽히지 않을 수 있다면 내가 본 것을 통해 나는 진리의 왕궁에 들어갔던 것이다”(361쪽).


저급한 인간들은 사소한 것들만 조금씩 조금씩 욕심내고 있습니다. 소유하지 못한 것을 갖고자 하는 것은 도둑질입니다(100쪽).


“주여, 저는 길을 잃었나이다.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나는 분별이 있고 내 운명에 만족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에겐 도둑질을 하는 그런 본능은 없다고 말하였다. 아 슬프게도, 그건 참말이 아니다. 내 것이 아닌 모든 것을 나는 갖고자 하고 있으니”(14쪽).


사람들은 포옹할 수 없을 모든 것을 사랑합니다(359쪽). 그러나 죽지 않으려는 욕망으로(291쪽), 소유하지 못한 것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불행합니다(100쪽).


“인간은 참신한 인상과 감각과 새로운 사상으로 흥분한다. 자기 자신에게 그걸 덧붙이기 위해 인간은 소유하지 않은 것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인간성이란 죽음의 공포에 대해 새로운 것을 구하려는 욕망인 것이다. 이게 바로 내가 목격한 것이다”(291쪽).

* * * *

사람들은 사랑에 관해 아주 거짓말을 많이 합니다. 다들 알고 있는 이야기이겠지만, 사람들이 말하는 것은 거의 사실이 아닙니다(78쪽).


“‘언제까지나 당신을 사랑하겠오.’ 그렇지만 그들의 말을 깊이 듣고 있던 나에게는 그가 거짓말을 하고, 아니면 말을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똑똑히 알 수 있었다…. 사랑이 하나의 우상, 하나의 그 무엇이 되어버리었던 것이다. 그의 입술이 날마다 기도를 드림으로써 공경해 오던 그 낡아버린 무한과 영원을 모독하고, 보람없이 내세웠던 것이다”(71쪽).


즐겁게 하려는 생각에 거짓말을 하는 것입니다(74쪽).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거라는 걸 분명히 느끼고 있다 하여도, 그게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85쪽)


“사랑이란 사람들이 말하는 것과는 전혀 틀려요! 저 역시 안타까움으로 목이 뒤흔들렸어요. 모든 행복의 기미를 감추고, 그걸 서둘러 내 가슴 속에 가두어 내 자신을 숨겨야만 했었어요!”(83쪽)


슬프게도 어느 날, ‘이제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 라고 말하게 될 것입니다. 슬프게도 슬프게도, 어느 날 ‘저는 결코 당신을 사랑한 적이 없어요’ 라고 말하게 될 것입니다(138쪽). 그렇게 누군가가 태어나고 그리고 또 누군가가 죽어가고 있는 것입니다(177쪽).


“아침, 봄, 희망, 이렇게 가끔 삶을 엿볼 수는 있어도 참으로 인간이 볼 수 있는 것은 온통 죽음이 있을 뿐이에요…. 세계가 열린 그 순간부터 펄떡거리며 사는 건 오직, 죽음뿐이에요. 인간은 죽음 위를 걸어나가서 죽음 쪽으로 가지요. 예쁘다든지 정숙하다는 게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사람들은 우리들 위로 걸어갈 테니깐요”(141쪽).

해설

<지옥>은 시골서 빠리로 올라와 은행에 취직한 서른 삶 먹은 주인공 ‘나’가 여관방에서 벽에 뚫린 구멍을 통해 들여다 본 인간 군상들의 욕망을 그려낸 작품이다. <지옥>은 1908년 발표되었는데, 관음증에 병들어버린 현대인의 의식이 여기서 태동하는 듯하다. 물론 인간의 욕망의 심연을 몰래 보고 싶어하는 관음증이야 본래적인 것이어서, 누구나 ‘나’처럼 뚫린 구멍을 통해 가면 속에 벌거벗은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나는? 나, 나도 딴 사람들과 같은 사람이다. 오늘 저녁이 다른 저녁들과 같은 것처럼”(6쪽).

‘나’는 그 방에서 모든 사람들에 대하여 진리를 엿보았다. 사람이 살고 죽는 것은 자기가 소유하지 않은 것, 소유하지 못할 것을 갈망하는 욕구 때문인 것이다(332쪽).

“신비스런 불도 있는 게 아니다. 나는 이 진리를 훔쳐냈다. 나는 이 모든 진리를 훔쳤다. 나는 성스러운 일도, 비극적인 일도 순수한 일도 보았고 그리고 나는 옳았다. 수치스런 일도 보았지만, 나는 옳았다. 거짓과, 종교를 모독하는 언사가 사용하는 그 표현을 사용하면서도 진리를 더럽히지 않을 수 있다면 내가 본 것을 통해 나는 진리의 왕궁에 들어갔던 것이다”(361쪽).

인간의 욕망 저편에서 다가오는 어두운 그림자, 죽음이 있다. 어느 날엔가엔 죽을 것이지만, 그것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10쪽).

“죽는다! 죽음에 대한 생각은 모든 생각들 가운데서, 아무리 생각해도 가장 중요한 것이다”(10쪽).

다른 인간의 내면을 엿보는 ‘나’는 빛을 갈망하지만, 끝내 어둠 속으로 비참하게 끝나게 된다. 바로 이것이 이 시대의 절규어린 비참이 아닐까?

“우리의 주위에는 오직 허무라는 말이 있을 뿐이라는 걸 나는 믿고 있다. 그 허무라는 말은 우리의 고독을 해방시키고 우리의 광명을 노출시킨다.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게 우리의 허무함이나 우리의 불행을 의미하는 건 아니고 반대로 우리의 실현과 신화(神化)를 뜻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것은 우리들의 내부에 있기 때문에”(3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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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황인철 앙리 바르뷔스(Henri Barbusse, 1873-1935)의 대표작 <지옥>은 남의 삶을 엿보려는 인간 군상의 관음증 심리를 잘 그려내고 있다. 여관 방 벽에 뚫린 구멍을 통해 남의 비밀을 보며 인간을 이해하지만, 그 자신은 더욱 어두운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비참한 인간상을 그리고 있다. 사랑, 그리고 죽음...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