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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에리히 레마르크

2004.10.27 (03:35:27)

 

도대체 인간은 무엇 때문에 살고 있을까?

사람은 어디서 살거나 마찬가지야.
좀더 살기 좋은 곳도 있기는 하지만.
그러나 그런 것이 중요한 문제는 아니야.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어떻게 생활을 해나가느냐는 것이지.
그것도 언제나 제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에리히 레마르크, 윤순호 역, <개선문>, 하서, 2002, 194쪽-

* * * *


“사자는 노루를 죽이고, 거미는 파리를 죽이고, 여우는 닭을 죽이지. 그런데 세상에는 단 하나 노상 저희들끼리 전쟁을 하고 서로 싸우고 죽이고 하는 것은 무엇이지?”(307쪽).

그야 물론 만물의 영장이라 자처하는 인간입니다. 사랑이라든가, 친절이라든가, 자비라든가, 하는 말을 발명해낸 인간들입니다(307쪽).

“이 세상에서 자살을 할 수 있고, 또 실제로 자살을 하는 유일한 동물은 무엇인가?”(307쪽).

그것도 인간입니다. 영원이라든가 신이라든가 부활이라든가 하는 것을 발명한 인간이 자살합니다(307쪽).

“도대체 인간은 무엇 때문에 살고 있을까?”(306쪽).

“그것을 생각하기 위해서지”(306쪽).

* * * *

더 이상 아무런 생각을 할 필요가 없는 시대가 도래하였습니다. 라비크는 통조림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이젠 아무것도 생각할 필요가 없어. 만사가 미리 생각하고 짜놓은 것이며 미리 씹혀서 느껴진 것뿐이거든. 통조림이야. 다만 그것을 열기만 하면 돼”(177쪽).

우린 사실이라는 말라빠진 빵조각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어리석은 것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201쪽).

“우리는 편히 살고 있는 게 아니야, 값싸게 살고 있을 뿐이야”(177쪽).

바야흐로 인간이 죽어가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190쪽). 아무도 원하는 사람은 없지만(296쪽), “무슨 일이든 언제나 어쩌다가 그렇게 되는지 모르게 일어나는 법”(394쪽)입니다.

“아무데나 세워 두게. 물건은 어디다 두어도 좋은 거야. 세상은 넓으니까 무엇이든 놓아둘 수 있지. 다만 사람이 있을 곳이 없을 뿐”(68쪽).

해설

1 언제나 돈이지

권력이란 전염성이 가장 강하며 사람을 가장 추하게 만드는 병입니다(100쪽). 돈도 그에 못지 않습니다. 돈의 위력을 맛본 사람은 돈에 미치게 되어 있습니다. 돈으로 무엇이든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싼 거죠”(100쪽).

돈은 인간의 수치스러운 과거를 가려주며, 명예도 줍니다. 사람들은 돈을 많이 가진 부자를 부러워하며 존경합니다.

“돈이 모든 것을 가려 주게 마련이니까요”(27쪽).

돈과 권력이 위력을 떨치는 사회는 미친 사회, 아니면 썩은 사회일 것입니다.

“아무튼 이곳에서는 무엇이든 돈으로 살 수가 있으니까요. 모두 썩어 있어요”(371쪽).

인간은 돈에게 아부하며 돈 때문에 꾀를 부립니다(345쪽). 인간은 돈을 돈으로 쓰지 않고 돈을 남용하고 있는 겁니다. 약이나 술을 남용해서 미친 짓을 하듯이, 돈을 미치도록 남용하고 있습니다. 술꾼은 술 한 방울 남기는 것을 낭비라고 하지요. 자기 자신을 낭비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도 아깝게 여지지 않으면서 말입니다.

“낭비라구! 낡아빠진 프랑스식 걱정이로군. 왜 이것을 아까워하는 거지?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조금도 아깝게 여기지 않으면서 말야”(26쪽).

인간은 돈을 발명한 후에 미치기 시작하였던 것입니다. 아마도 돈은 사탄이 인간에게 준 두번째 선물일 겁니다. 사랑과 전쟁, 이 양극단에도 돈은 주인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돈이지”(32쪽).

2 영원한 샤를르는 두번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사랑한다고 하는 사람은 사랑이 뭔지 알고 있는 것일까? 어쨌든 사랑이란 그 사람이 없으면 살 수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지요(166쪽).

“사랑은 서로 함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언제까지나”(204쪽).

이러한 사랑은 예로부터 내려오는 기적입니다. 그것은 현실이라는 회색 하늘에 꿈의 무지개로 다리를 놓을 뿐만 아니라, 거름더미 위에도 낭만적인 빛을 쏟는 것인데, 기적이기도 하고 미친 조롱이기도 합니다(135쪽).

“인간이 서로 사랑한다는 것. 그것이 전부야. 기적이며 동시에 세상에서 가장 자명한 것이지”(190쪽).

사랑은 사랑한다는 것외에 다른 수식어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말이나 돈으로 화려하게 꾸미면 꾸밀수록 그만큼 거짓으로 위장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함께 있어. 오래 계속될지 어떨지는 아무도 모르지. 우리가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거기에다 레테르 같은 것을 붙일 필요가 어디 있어?”(169쪽).

사랑이라는 것은 같이 늙어 보겠다는 사람들이 하는 것입니다(166쪽). 그런데 인간은 사랑할 때에는 언제나 진실된 영원한 사랑을 함께 할 것처럼 말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영원한 샤를르’(사내가 떠나버려 귀찮은 것을 떼어버리는 수술하다가 죽은 처녀의 오른쪽 발목에 벗겨버릴 수 없도록 매어놓은 싸구려 가짜 금사슬에 붙어있었던 글귀, 24쪽)는 없는가 봅니다.

“사랑이라는 것을 들여다보면, 언제나 자기 그림자가 비치는 연못과는 달라. 그리고 사랑에는 밀물과 썰물이 있는 거야”(204쪽).

사랑은 머리로 하지 않고 가슴으로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랑은 합리적인 체계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지만, 사랑없이도 사랑할 수 있다는 겁니다.

“여자란 사랑 없이도 매혹과 유혹에 전부를 맡길 수 있는 법이다”(142쪽).

드디어 인간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야성적인 순진성을 전염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완전히 타락했으면서도 조금도 타락하지 않았다는 것이지요(170쪽). 도덕은 약자의 발명품이라고 말한 소피스트들의 궤변이 진리처럼 떠벌려지는 세상에서 사랑이 어떻게 도덕을 찾을 수 있겟습니까?

“사랑을 하는 데 도덕을 찾는 바보가 어디 있을까? 도덕이란 약자가 생각해낸 것이다”(209쪽).

이런 세상에서 사랑 찾다가 망치게 된 사람이 있을 겁니다. 사랑 같은 것을 너무 깊이 생각을 하면 망치게 될 뿐입니다(399쪽).

“사람이 단 한 사람만을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당신은 아실 거예요. 한 사람밖에 사랑할 수 없는 사람도 있기는 해요. 그런 사람은 행복해요. 그러나 뒤죽박죽이 되어버리는 사람도 있어요”(336쪽).

이해하기 곤란할 수 있는 말이겠지만, 이런 세상에서 여자라는 것은 찬양을 받든가, 아니면 버림을 받아야 하는 존재입니다(295쪽).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의미없는 말입니다.

“여기에 우리 둘의 자그마한 집을 지어요. 이 말은 과거로부터의 영원한 속임수다”(423쪽).

사람마다 사랑이 뭐라고 말들하지만, 본래 사랑이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것입니다(521쪽). 세상에는 사람의 수만큼이나 많은 사랑이 있습니다.

“사랑! 이 말은 얼마나 많은 뜻을 나타내지 않으면 안 되었던가!”(355쪽). 사랑이 뭔지 말할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사랑할 때 죽는다면 슬프겠지만, 그래도 행복한 겁니다.

“사랑하고 있을 때에 죽어야 한다니••••”(520쪽).

낙원에서 추방된 인간은 언제나 홀로 남아있는 겁니다.

“영원한 샤를르는 두번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24쪽).

3 혼자 있다는 것-그것은 인생의 영원한 후렴인 것이다

인간이란 가장 간단한 일조차도 이해 못할 때가 있는 법입니다(141쪽). 함께 있어도 이해하지 못하면, 혼자 있게 되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 처하면, 세상이 넓어도 사람이 있을 곳이 없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게 됩니다.

“아무데나 세워 두게. 물건은 어디다 두어도 좋은 거야. 세상은 넓으니까 무엇이든 놓아 둘 수 있지. 다만 사람이 있을 곳이 없을 뿐”(68쪽).

사상이라는 괴상한 유리 벽은 혼자 있는 인간조차 혼자 놔두지 않습니다.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 구식 인간은 자기와 정치적인 견해가 다르다고 다른 사람의 머리통을 부수지는 않지요(64쪽). 그러나 이데올로기적 인간은 다른 사람의 머리통을 부수어버립니다. 이들은 인간이란 함께 더불어 살아야하는 존재라는 것을 모릅니다. 이들은 붉은 색이 아니라고 규정된 족속을 멸절시켜야 하는 것을 지상 과제로 삼고, 그러한 의를 행하는 즐거움에 미쳐 어느 누구든 잔인하게 살상합니다. 히틀러, 스탈린, 마오쩌뚱, 김일성 같은 인간은 20세기초에 필연적으로 출연해야만 했던 역사적인 사생아가 아니라, 그 당시 두드러지게 나타났을 뿐 이들은 언제나 가면을 쓰고 마녀 사냥을 즐기고 있습니다.

“인생이란 남의 힘으로 사는 것이지. 우리는 모두 서로를 잡아먹고 있는 거야. 가끔 번쩍 하는 인정의 작은 불꽃••••• 이것을 쉽사리 없애버려서는 안 되네. 살아가기가 괴로울 때 그것이 살아갈 힘을 주니까”(69쪽).

고독은 죄인, 곧 죄인인 인간이 져야 할 짐입니다. 죄인은 고독합니다. 모든 인간은 죄인이라고 하지요?(롬 3:23). 죄를 짓지 않고 사는 인간은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사악한 인간이란 자기가 악하면 악할수록 다른 사람의 죄를 더욱 심하게 다룬다는 겁니다. 남을 용서할 수만 있다면, 아니 용서하는 마음이라도 있다면, 세상은 그렇게 외롭지는 않을 것입니다. 남을 용서하지 아니하기 때문에, 자기도 용서받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요?

“만일 할 수 있다면, 그리고 할 수 있는 한 우린 남에게 잘해 주어야 하네. 우리는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에 소위 범죄라는 것을 한두 번은 범하게 될 것이니까 말야”(68쪽).

“역사를 살펴보면 우리는 비교적 평온한 시대에 살고 있”(69쪽)다고 사람들이 믿고 있던 때는 2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기 전이었습니다. 전 세계를 덮은 홍수가 일어난 노아의 때에도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즐겼습니다(마 24:38). 망한다고 경고하여도 망할 짓을 하는 게 인간입니다. “세상은 할 일 없는 모험들로 가득 차 있”(110쪽)어, 세상에는 별 일이 다 많습니다(69쪽).

“세상은 열심히 자살 준비를 하고 있지.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스스로 그것을 속이고 있소”(160쪽).

세상은 모험가들로 인해 열심히 자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염세주의자들은 그런 세상을 걱정하며 그늘에 살고 있습니다. 인생의 그늘 속에서 살기를 원해서 그렇게 사는 사람은 없습니다.

“아무도 원하는 사람은 없어. 그러나 인간은 대개 이 그늘 속에서 살고 있는 거야”(296쪽).

매춘부가 되는 것이 악덕이 아니고 하나의 직업에 불과한 것이라면, 그것이 타락에서 구해주는 것이라면(생존하기 위한 수단을 찾지 못했을 때 강도나 자살과 같은 행위를 하지 않도록, 475쪽), 고약한 논리라고 하겠지요? 그늘에 살도록 만든 세상은 그늘에 사는 인간을 더욱 더 소외시킵니다. 독생자조차 세상에서 머리 둘 곳 없어 고독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하지요(눅 9:58).

창녀 조앙이 가방 한 두개 있을 뿐, 기다려주는 사람이 없는 텅빈 방에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은 무덤을 여는 것 같다고 말했을 때, 의사 라비크의 대답처럼 인간의 내면이란 누구든 고독할 것입니다.

“어딜 가도 기다리는 것은 하나도 없소. 우리는 언제나 무엇이든 자신이 가지고 가야 하거든요”(78쪽).

술과 여자, 이것은 인생의 그늘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고독을 잠시 마비시킬 뿐, 인간은 언제나 혼자 남아 있는 것입니다. 인생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기에, 혼자 있어야 하는 인간은 더욱 고독한 것입니다.

“사람은 언제나 혼자 있는 것이며, 그렇다고 결코 혼자인 것은 아니다”(81쪽).

세상은 넓은데 어디에든 사람이 있을 곳은 없습니다. 아마도 세상이 본래 고향이 아니었던 까닭일 것입니다.

“혼자 있다는 것-그것은 인생의 영원한 후렴인 것이다”(80쪽).

4 인간이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인간은 당대의 풍습에 길들여져 있습니다. 대부분 인간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규범은 거의 공통적입니다. 사고가 표준화되어 있다는 것이며, 표준에서 벗어난 것을 이상한 인간이라 합니다. 인간은 모든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82쪽). 이른바 보편적인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자네는 이 시대의 편리한 사고방식의 훌륭한 표본이야”(53쪽).

범인(凡人)과 비범인(非凡人) 모두 똑같이 위대한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비범인은 우스꽝스럽게 보이는 것이라도 실행한다는 것입니다. 우스꽝스러운 일을 하려면 용기가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순진하게 받아들여야 하겠지요(84쪽).

“인간이라는 것은 생각은 위대하지만, 실행하는 데는 약하단 말이야. 바로 그 점에 우리의 불행도 매력도 있는 법이지”(106쪽).

불행하게 살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에 많은 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불행할 것입니다. 단 한 가지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행복은 아무리 보잘것없는 곳이라도 있는 법입니다(195쪽). 숨이 막힐 정도로, 정신을 잃을 정도로, 자기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이 정말 행복했던 적이 있었느냐고 묻는다면(108쪽), 아마 사랑했을 때를 떠올릴 겁니다.

“그것은 행복의 단 하나의 의미, 모든 것 중에서 가장 변하기 쉬운 사랑 밖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이었다”(108쪽).

사람이 빵만으로 살 수 있었다면, 곧 짐승 같은 존재라면, 이런 골치아픈 이야기는 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가장 변하기 쉬운 사랑이라도 있어야 산다고 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물론 어리석은 소리지. 하지만 우린 그 어리석은 것으로 살아가고 있는 거야. 사실이라는 말라빠진 빵조각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야. 그렇지 않다면 사랑이라는 것은 어떻게 되지?”(201쪽).

사랑할 때는 사랑이 전부고, 절망할 때는 절망이 전부고, 잊어버릴 때는 완전히 잊어버리는 사람이 많습니다(143쪽). 단 한 번 있을 뿐인 짧은 인생(235쪽), 어렵고 복잡하게 생각할 것이야 없겠지요.

“그녀는 자기만의 조그마한 세계에 들어맞지 않으면 자기 주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아무런 관심도 갖지 않는 것이다. 봉 마르세 백화점의 바겐세일에서 값이 25퍼센트 할인될 것인가, 또는 사촌인 장이 재봉사인 안과 결혼할 것인가 하는 것이 훨씬 중대한 일이다”(347쪽).

대체 인간이란 왜 이럴까? 무슨 이유가 있는 것일까? 인간은 인간의 문제에 대한 수수께끼를 여전히 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것이야말로 인류가 아주 옛날부터 가지고 있던 문제야, 왜 그럴까 하는 문제는 오늘날까지 모든 논리, 모든 철학, 모든 과학이 이 문제에 부딪쳐서는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어”(400쪽).

인간이란 아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144쪽). 입으로 말만 할 뿐, 모든 것은 언제나 다릅니다. 현대인에게는 매우 진부한 이야기라 일축해버릴 수 있겠지만, 행복하게 살아야겠지요.

“인간이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155쪽).

5 우리는 죽어가는 시대에 살고 있는 거야

착한 일을 해서는 안 되겠다고 믿는 사람이 있습니다. 착한 일을 하고서도 벌을 받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지요(257쪽). 악한 세상은 착한 인간을 기만합니다.

착한 사람은 자기의 악을 알고, 악한 사람은 자기의 악을 모릅니다. 자기의 악을 아는 사람은 착한 일을 하고, 자기의 악을 모르는 사람은 악한 일을 합니다. 악한 사람은 결단코 자기가 악한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세상은 불행한 거야. 우리는 남에게 무슨 짓을 하고도 자기는 그것을 조금도 느끼지 못하거든”(306쪽).

사랑, 구원, 행복, 평화, 자유, 진리. 악한 세상에서 이런 달콤한 말 속에 숨어있는 자기 기만의 무지개는 더욱 신비하게 나타납니다. 악한 자는 무지개를 다룰 줄 압니다. (노아의 홍수 후, 하나님은 인류를 다시는 물로 심판하지 않겠다는 것을 무지개로 약속합니다. 악인은 이 무지개를 이용하여 사람을 기만한다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악인의 꾀가 교활한 것입니다.)

“모두 말에 지나지 않는다. 달콤한 말. 말에 지나지 않는 두 개의 육체가 서로 끌어당기는 이 단순하고 격렬하고 잔혹한 힘! 사상과 거짓말, 감정과 자기 기만의 무지개가 그 위에 걸려 있는 것이다!(339쪽).

때로 진실이라는 것은 초라한 것이 되고 맙니다(336쪽). 심지어 “진실이란 때때로 터무니없는 거짓으로 생각되는 것”(395쪽)입니다. 무지개 빛으로 악한 인간들이 얼마나 가공할만한 만행을 저질렀는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역사적인 실예로 붉은 유니폼이 진리와 정의인 양, 무수한 인간을 심판하였던 것입니다.

“지금까지도 입고 있는 제복이 다르다는 것만으로 죄 없는 인간을 무수히 죽여 온 거야”(378쪽).

인간이란 정말 경탄할 만큼 우화적이면서도 구체적인 동물이어서, 무엇이든 생각해 낸단 말입니다(381쪽). 피부색으로 인간을 잔혹하게 학대하더니, 셔츠 색으로 인간을 잔인하게 학살하였던 것입니다.

“전 갈색 셔츠의 야만성이 싫어서 비인에서 도망쳐 왔는데, 이번에는 검은 셔츠의 미친 지랄이 싫어서 이탈리아에서 도망쳐 나왔어요. 아직 어딘가에 초록색 셔츠도 있다는 군요. 미국은 물론 은빛 셔츠겠지요. 라비크? 온 세상이 모두 셔츠에 미쳐 있나봐요?”(342쪽).

사람들은 어쩌다가 그렇게 되었는지 모릅니다. 악역을 대행하는 사람들은 어쩌다가 자기가 악인의 마수에 걸려 광대노릇을 했는지 모르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든 언제나 어쩌다가 그렇게 되는지 모르게 일어나는 법이야”(394쪽).

인간은 멸망당하고 있는 데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이 잘 되어 가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349쪽). 원자폭탄이 터지고 테러가 일어나도 무지개로 속여도, 세상은 평화로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평화로운 세계의 어느 한 구석은 유린당하고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그것을 목격하면서도 어찌 할 수가 없는 것이다”(172쪽).

인간은 절대로 같을 수는 없으면서도 언제나 같습니다(336쪽). 늘 같으면서도 늘 다릅니다(425쪽).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두 인간은 서로 제 소리만 하고 있으며(398쪽), 자기와 같지 않다고 여기면 죽이려고 합니다.

“인류의 역사는 피와 눈물로 엮어져 있는 것이다”(302쪽).

인생은 짧고, 그저 며칠 동안 이 세상에 머물러 있을 뿐입니다(237쪽). 지독한 악당 하나 죽인다고 해서 세상이 변화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인간이 하나 늘거나 줄 뿐이다. 몇 십만인지 알 수 없는 같은 패의 악당, 또는 그보다도 더 지독한 악당이 하나 늘거나 줄 뿐이다. 하나가 준다”(434쪽).

천하의 악당이 왜 오래 살고, 착한 사람이 일찍 죽는 것일까? 아주 이해하기 곤혹스러운 현상에는 소피스트(궤변론자)의 말이 적절한 위로가 되겠지요.

“빛은 이런 목석 같은 영혼을 사랑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런 사람들을 잊어 버리고 언제까지나 오래 살게 내버려두는 것이다”(20쪽).

그래서 세상에 악한 사람이 많은 것일까요? 사랑의 하나님께서 악인을 구제하려고 참고 인내하는 것 때문이겠지요. 하나님께서 죽기까지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나날이 인간적으로 되어 가고 있습니다(257쪽). ‘인간적’이라는 것이 자기 기만의 무지개라는 것을 알 사람이 없을 겁니다. 인간은 그렇게 인간적으로 죽어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죽어가는 시대에 살고 있는 거야”(190쪽).

6 인간은 죽어서야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인간이란 약한 걸세. 약하지 않다면 인간의 매력이 어디 있겠나?”(279쪽).

만물의 영장이라 자처하는 인간만큼 어리석은 존재가 없습니다. 사랑이라든가 친절이라든가 자비라든가 하는 말을 발명해낸 인간들이, 노상 저희들끼리 전쟁을 하고 서로 싸우고 죽이고 있습니다. 영원이라든가 신이라든가 부활이라든가 하는 것을 발명한 인간이 자살을 하는 유일한 동물입니다. 인간이 동물처럼 정욕과 식욕의 행복에만 잠겨 있었다면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307쪽). 인간은 연약한 존재지만, 생각하는 갈대이기에 유력한 존재인 것입니다.

“우리가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데에 있어”(307쪽).

“도대체 인간은 무엇 때문에 살고 있을까?”(306쪽). “그것을 생각하기 위해서” 살고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생각하는 인간이란 언제나 다른 무엇을 기대합니다(286쪽). 인간은 완전해지고 싶어하지만, 인간은 완전해질 수 없는 것입니다.

“완전한 인간이 있다면 그야말로 박물관의 표본감이지요”(87쪽).

죽음을 면한 사람은 무한히 행복할 것이라고 사람들은 늘 생각하지만, 사실은 거의가 그렇지 못합니다(88쪽). 살아 있을 때는 아무도 걱정해 주지 않지만, 사람은 죽으면 큰 의미를 갖게 됩니다(43쪽). 사람은 죽어야 사람이 되는가 봅니다.

인간은 죽지 않습니다. 다만 시간만이 죽는 겁니다(191쪽). “인간은 그것을 생각하다가 조금은 현명해졌다고 여기는 순간에 죽어 버리”게 됩니다.

“인간은 죽어서야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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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나재창 도대체 인간은 무엇 때문에 살고 있을까...언젠가의 고민이 새롭게 다가오는 순간이다...돈도 권력도...삶의 이유가 될수 없다...죽어가는 시대에 살고 있는 나로서...그 분의 부르심에 맞게 그렇게 내 삶을 내어 드리려 한다.... 삭제
정신혜 인간은 무엇때문에 자신이 살아야 하는 지 잘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어리석게도 언제나 돈 돈 거리고, 남녀간의 쉬이 식어버릴 사랑을 갈망하고 어차피 결국엔 혼자일 것을 혼자가 되지 않기 위해 아둥 바둥 거리나 봅니다. 죽어서야 비로서 완성되는 인간... 그들의 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내가 살아가야 하는 진정한 이유를 나를 만드신 이에게 두려 합니다. 삭제
김미선 모든 사물에게 조차도 존재의 의미가 있는데 인간만은 그 의미를 모르는 것이다. 이렇게 의미를 모른채 살아가는 인간은 죽은 후에야 무엇을 남겼나를 알게 된다. 인간은 죽기 위해 사는 것이다. 죽음의 때에 알게 되는 것이다. 나의 죽음의 때를 그리며 내안의 나약함을 채워가야겠다. 삭제
이선영 세상의 권력과 물질에 이끌려가고 있는 인간... 이들이 살고 있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살고 있는 진짜 이유를 생각해 본다. 죽어가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나.... 아마도 뜻이 있기에 태어나고.. 지금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나의 이유가 되신 그분께 삶의 이유를 물어본다.... 삭제